말센스를 읽었다. 말센스 책 요약
당신에게 훌륭한 조언이나 충고를 해줬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 사람은 당신의 어머니일 수도 있고, 애인일 수도 있고, 동료이거나 친구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당신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할 때 유창한 말솜씨로 당신을 위로하고 어루만졌던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가만히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 당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니컬러스 애플리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상대의 마음은 절대 펼쳐진 책 같지 않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비결은 상대의 입장을 해석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공을 들여 관계를 맺는 것이다.”
말센스 01.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는 행위가 의도와는 달리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면서 자신의 경험에 공감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도리어 그들에게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인정해 달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사회학자인 찰스 더버는 대화 상황에서 나타나는 두 종류의 반응을 제시한다. 하나는 ‘전환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지지 반응’이다. 전환 반응은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는 것이고, 지지 반응은 관심을 상대에게 두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전환 반응 :
1.
상대방: 나 지금 너무 바빠.
나: 나도 지금 정말 정신없어.
2.
상대방: 새 신발을 사야겠어.
나: 내 신발도 다 낡았어. 지지 반응 :
1.
상대방: 나 지금 너무 바빠.
나: 왜? 해야 할 일이 많아?
2.
상대방: 새 신발을 사야겠어.
나: 그래? 어떤 신발을 사고 싶어? 나는 이러한 사실들을 깨닫고 난 후,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본능을 줄이고 상대방이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나는 더 적게 말하고 더 많이 듣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말센스 02. 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스캇 펙 박사는 자기 자신을 옆에 내려놓을 때라야 비로소 진정한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대화 상대가 마음을 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점점 더 경계를 풀면서, 자기 마음의 심연을 상대에게 기꺼이 털어놓으려 할 것이다.” 내가 20여 년 동안 저널리스트 생활을 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모든 사람이 내게 가르쳐줄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
만일 당신이 자신의 견해를 납득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대화를 활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 당신은 지금까지 자신이 무엇을 놓쳐왔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은 자아가 사라진 빈 공간으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새롭게 드러난 지식과 관점, 통찰, 경험들에 압도당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지금까지 듣기를 거부해 온 이야기들을 비로소 듣게 될 것이다. 무언가 배우려는 태도로 모든 대화에 임한다면, 당신은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견해를 분명히 표현하고 싶다면 블로그에다 글을 써라. 하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자신의 견해를, 최소한 잠시 동안만이라도, 한편으로 치워놓아야 한다. 이것을 한 번 경험해 보면, 아마도 이전의 태도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당신은 자신이 이전보다 성장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말센스 03. 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사람들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리포터들이 사용하는 고전적 수법이 하나 존재한다. 여섯 개의 단어 즉,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가운데 하나를 사용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기법을 ‘개방형 질문 던지기’라고 한다.
개방형 질문들은 상대에게 그 자신만의 언어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묘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준다. 어쩌면 “두렵다”란 표현은 당시의 기분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단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개방형 질문은 그들 자신만의 느낌이나 생각을 말하도록 사람들을 격려해 준다.
나는 스튜디오 밖에서조차 이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 매일 같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혹시 아이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나도 그런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역사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니?”,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니?”와 같은 개방형 질문을 활용한다. 물론 그런 질문을 던졌음에도 가끔씩 내 아들은 “별일 없었어요”처럼 짧은 답변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개방형 질문을 던질수록 아들이 상세하고 긴 답변을 할 가능성은 커진다.
개방형 질문을 던지는 것은 ‘캐치볼 게임’에서 공을 상대방에게 던져주는 것에 해당된다. 따라서 ‘왜’나 ‘어떻게’로 시작되는 질문을 받은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답변을 이어나갈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일단 좋은 질문을 던졌다면, 답변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상대방에게 허용해 주어야 한다. 침묵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침묵은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들의 답변 역시 사려 깊은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와 관련하여 신경과학자인 세스 호로비츠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듣는 사람에게 일련의 단어나 소리를 들려준 뒤 오랜 시간 동안 침묵을 유지하면, 그들의 뇌 속에 있는 특정한 세포군이 신호를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일정한 시간 동안 신호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 침묵 상태는 뇌 속에 있는 흥분 중추와 감정 중추를 자극하기 시작하지요. 이처럼 침묵은 의사소통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람들은 그 가치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의 말은 결국, 침묵이 잠들어 있던 두뇌를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 도중 침묵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한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대화 속으로 더 깊이 끌어들일 수 있다.
개방형 질문을 제대로 던지려면 계속해서 훈련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질문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로 시작하기는 힘든 일이다. 나는 내가 던지는 질문의 절반 정도를 이 여섯 단어로 시작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개방형 질문을 던진 뒤 받게 되는 답변은 확실히 그 질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소설가인 제임스 스티븐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명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명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속이 꽉 찬 질문은, 집을 달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답변을 등 뒤에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질문은 때때로 하나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더 많은 탐색과 발견을 위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맺게 되는 훌륭한 관계의 대부분은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말센스 04. 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고 싶은 욕구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아주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화는 관계의 기반이며, 관계는 신뢰를 토대로 한다. 당신은 ‘자기 지식의 한계에 대해 더 솔직해지면 질수록, 사람들이 당신의 의견에 그만큼 더 무게를 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무언가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솔직히 “잘 모릅니다”라고 말하라. 이 말이 당신과 상대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솔직함은 더 많은 배움과 성장으로 향하는 문이 되어주기도 한다. 무언가를 배우려면 배워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말센스 05.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다.
터클이 인터뷰할 때마다 들고 가는 건 바로 ‘존중’이라는 태도다. 당신이 귀를 기울일 때, 사람들은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걸 느낀다. 당신이 이야기를 들어주므로, 그들은 당신에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듣기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최상의 척도는 들은 내용에 대한 기억이다. 연구자들은 누군가가 말하는 내용을 가볍게 듣기만 할 경우, 8시간 내로 전체 내용의 절반가량을 잊어버리게 된다는 점을 발견해 냈다. 만약 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되묻는 것이 많다면 그만큼 내가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와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되묻는다는 것은 내 말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은 우리의 듣기 능력을 더 심하게 손상시키고 있다. 온라인으로 글을 읽을 때는 수많은 사진과 비디오, 링크들이 정신을 압도하는 만큼, 우리의 두뇌는 적당히 훑어보는 방법을 습득하게 되었다. 우리의 눈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키워드와 요점을 찾아다닌다. 우리는 세부 내용과 글의 어조를 적당히 무시하면서, 두뇌가 자료의 정수라고 인지하는 내용들만을 주워 담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는 우리의 대화 목적이 주로 듣는 것이 아닌 말하는 것임을 꼬집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하기 위해 듣지 않습니다. 그들이 상대의 말을 듣는 건 응답하기 위해서입니다.”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으면서 상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습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일단은 상대의 얘기가 옳든 그르든, 재미있든 없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자. 그리고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말과 생각에 담긴 의미에 대해 숙고해 보자.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짓도 관찰해 보자. 어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속으로만 생각하자.
말센스 06. 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말을 하기 전에 오래 생각할수록(영화에서의 편집) 말실수가 줄어들고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각할 시간이 적을수록, 그리고 말이 많아질수록 실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영화는 오랜 시간 동안 편집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스토리에서 말실수 같은 것은 없다.
그렇다면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은 이것이다. 최대한 말을 짧게 하고, 중간중간 짧게라도 생각할(편집할) 시간을 갖는 것이다.
대화를 할 때는 항상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 가며 대화를 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해 상대방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대화의 수위를 조절하거나 대화의 주제를 바꿔야 한다는 신호다.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하품을 한다.
●딴청을 피운다.
●다른 주제로 말을 돌리려고 한다.
●인내하는 표정을 짓는다.
●말을 끊는다.
말센스 07. 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않는다.
저널리스트들은 지나친 세부 묘사로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이해조차 힘들게 만드는 이런 방식을 ‘잡초 밭으로 들어가기’라고 부른다. 일단 이 잡초 밭으로 들어가고 나면 중심을 잃고 사소한 세부 묘사들 사이를 목적 없이 방황하게 된다. 중심 주제와 연관된 중요한 무언가에 대해 말할 때조차 청중의 주의력을 사로잡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내용과 별 상관도 없는 이름과 날짜 등을 쏟아놓는다면 그 일이 얼마나 더 힘들어지겠는가?
사람들이 횡설수설하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주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 있는데, 그것은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즐거운 일인 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초조함을 느낄 때도 말을 과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감이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도록 당사자를 부추기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특정 주제에 관한 자신의 폭넓은 지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수많은 말을 쏟아놓는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듣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침묵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말을 과도하게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불필요한 세부 묘사나 설명은, 짐 블레인의 쓸데없는 말들이 그랬듯, 훌륭한 대화를 망쳐놓기 십상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나 지식을 늘어놓는 것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유익한 의견 교환을 하려면 사소한 내용을 언급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편이 좋다.
말센스 08. 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훌륭한 대화를 나누려면 집중을 해야 하며, 그것도 두 사람이 똑같은 주제에 동시에 집중을 해야 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의 상당 부분을 기꺼이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산만함이란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문제다. 무작위로 떠오르는 당신의 생각과 연상 내용들은 상대의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내용들과 결코 맞아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무작위로 떠오르는 생각이 대화의 훌륭한 첨가제가 될 수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대화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2007년에 수행된 한 연구는 자기 조절 능력을 훈련하는 것이 관계의 질 향상과 정신 건강 증진, 스트레스 감소, 성적 향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긴 하루가 끝날 무렵 대화에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주의력을 끌어모으는 데 사용할 에너지가 이미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말솜씨가 있는 사람일수록 이런 농담을 던지거나 저런 재담을 삽입해 넣고자 하는 강력한 유혹이 수시로 생겨난다. 그런 유혹에 저항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대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은 단지 대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기 넘치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사실 미묘한 형태의 나르시시즘에 불과하다.
때로는 적절한 반응과 논점 이탈 사이의 경계가 모호할 수도 있다. 대화의 방향성이 항상 뚜렷한 것은 아닌 만큼, 자신의 말이 대화의 경로를 어떻게 바꿀지 예측하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진정으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면 그 경계를 감지하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반적인 방법은, 자신이 현재의 순간에 존재하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당신이 상대가 하는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 당신은 그 순간 상대가 하는 말에만 집중한다. 만일 생각이 주의를 흩트리도록 내버려 두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관심을 둔다면, 당신은 상대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